난청이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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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으면 다 그렇다구요?
사람은 누구나 잘 듣고
행복하고 싶어한다.
찾아오는 난청환자들이 아직은 노년층이 더 많은 편이다.
확률적으로 노화에 따른 난청인구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보니 노인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이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노인들의 이중성을 종종 보게 된다.
특히 자녀들과 같이 방문할 경우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어자피 혼자 방문했을 때는 보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없기 때문에 속마음을 다
털어 놓는다.
하지만 자녀들이나 특히 며느리나 사위와 동행할 경우 속마음을 털어 놓지
않는다.
심지어는 심도 난청인 환자도 아무것도 듣지 못해 눈만 껌뻑이면서도 "나는 전혀 불편하지 않다. 아무 문제 없으니 이대로 살게 해달라. 너희들이나 잘 살아라" 라고 한다.
어떤 분들은 자식들 눈치보느라 그냥 가자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앉았다 하며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그럴땐 가족 모두가 앉은 자리에서 이런 질문을 한다.
"정말 이렇게 살고 싶으세요? 잘 듣고 사람답게 살고 싶지 않으세요?" 하면 눈물을 글썽이며 대답을 못한다.
잠시 마음을 가라 앉히고 눈물을 훔친 후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난들 왜 이렇게 살고 싶겠소. 나도 남들처럼 듣고 사람처럼 살다 죽고 싶은디... 뜻대로 안되니 어쩌것소. 자식들한테 폐만 끼치는 것 같고. 빨리 죽어야 하는디... 죽어 지지도 않고...
이래저래 한숨만 나오고 속병이 다 생겼소.
자녀들은 나이 먹으면 다 그런거지 뭘 그러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은 많이 변했다.
과거에 70세, 80세는 그럴수 있다손 치더라도 오늘날의 80대는 사고나 가치관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80대 할아버지들도 얼굴의 점과 검버섯을 제거하고 눈꺼풀이 쳐져 보기 흉하다며 수술을 하고 할머니들과 연애를 하는 시대다.
아무리 세상이 살기 힘들어지고 각박해졌다해도 주변을 돌아보고 살아야 한다.
이제 자녀들도 사고가 바뀌어져야 한다.
늙으면 그렇게 살아도 된다가 아니라 늙어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평생모은 모든 재산을 자식에게 퍼주고 아무것도 가진게 없다며 정작 귀가 안들려 보청기 하나 장만할 돈이 없다고 한탄하는 노인들을 볼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진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까이 있는 소중한 가족들을 돌아보는 5월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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