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 및 이명 재활 후기
내용
제 기억으로는 3년전 겨울로 기억됩니다
눈이 내리는 날 우연히 길을 걷다가 연세난청전문센터 간판을 보고
들어가 검사라도 받아보자고 방문했었지요
검사결과를 들을때 그동안 그저 귀가 약간 안들린다는 생각뿐이었는데
박사님께서 청력이 많이 안좋다면서
청신경세포가 이미 60%이상 소멸되어
이대로 방치하면 보청기조차 낄 수 없는 상황이 올수 있다고
겁을 주시더라구요
그런데 박사님이 워낙 온화하게 생기셔서 그런지 겁을 줘도 약간 믿기지 않아서
다음에 오겠다고 하고는 그냥 나왔지요
그렇게 3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도저히 안될것 같아 다시 찾아뵙고
검사를 다시 받았는데 청력이 더 안 좋아진 것은 물론이고
청신경세포가 10% 미만으로
보청기를 껴도 말소리를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하셨지요
암으로 치자면 말기암 상태라서 손쓰기가 어렵다고.
그러면서 직접 현재 청력상태에 맞게
셋팅을 해주시면서 보청기 끼면 이 정도 밖에 들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하셨을때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았지요
그러니까 전에 오셨을때 그때 보청기를 끼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나무라시는데
할 말이 없어 고개만 숙이고 있었지요
일단 보청기를 끼니까 소리는 크게 들리는데
무슨 말인지 정확하게 인지가 안되어
박사님도 두번씩 천천히 반복해서 말을 해줘서 겨우 겨우 알아들을 수 있엇지요
그나마 여기서는 조용하니까 대충 알아듣지만
식당이나 카페 같은 소음이 있는 장소에 가면 한마디도 못알아 들을 수 있다는 말에 절망했었지요
그때 박사님께서 절망하는 저를 안타깝게 바라보시고는
조건이 안좋다고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용기를 주셨지요
꾸준히 노력하면 팔이 없는 사람도 수영을 할수 있고
손이 없어도 주먹으로 피아노를 칠수 있다면서
격려해주셔서 큰 용기를 얻어 지금은 보청기를 끼면 조용한 환경에서는
웬만큼 알아듣고 살아갑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더 늦어서 신경세포가 0%로 사라졌으면
어쩔뻔 했을까 생각해보니
끔찍한 생각이 드네요
원장님이 청신경이 0%까지 소멸되면 보청기를 끼고 청력을 교정해도
사람 말소리가 짐승이 우는 소리나
외국어처럼 들린다고 했을때 설마했는데 직접 경험하고 나니 후회가 밀려오네요
3년전에만 보청기를 했더라도 이 지경은 안 되었을텐데
보청기도 때가 있다는 걸 진작에 알았더라면 좋았을것을..
저 같은 사람을 위해 더 좋은 보청기가 빨리 개발되기를 간절히 소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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