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이명이야기
보청기 처음 착용시 내 목소리가 어색한 이유는? 난청이명재활 18시간 전 |
내 목소리를 보청기를 통해
처음 듣게 되면 왜 어색하게 들릴까?
귀가 잘 안 들리는 난청으로 오랫동안 고생하다가 큰 결심을 하고 보청기를 처음 착용하게 되면 엄청 큰 기대심리를 갖게 된다.
보청기를 처음 착용하게 되면 여러 번 놀라게 되는데, 첫 번째로 놀라는 것이 자신의 목소리가 왜 이러냐는 것이다.
특히 난청 기간이 수 십 년 이상 오래된 난청 환자들에게서 자주 듣게 된다.
심지어 자신의 목소리를 전혀 못 들어보거나 너무 오래 지나서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 자신의 목소리에 놀라거나 당황할 수 밖에 없고 만족해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보청기를 통해 들려오는 내 목소리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생리학적 관점과 심리학적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생리학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보청기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보청기를 통해 증폭된 기계적인 목소리와 직접 듣는 내 목소리가 뇌로 전달되는 과정에서의 차이에 있다.
보청기를 통해 목소리를 들을 때는 소리가 공기를 통해 귀로 전달된다. 음향 에너지가 고막과 귓속의 뼈들을 진동시키고, 이것이 달팽이관으로 전달되며 달팽이관은 청각신호를 뇌로 전달하는 축삭돌기를 자극한다.
반면, 직접 내 목소리를 들을 때는 소리 중 일부만이 공기 전도를 통해 내 귀로 들어오게 되고, 나머지 내 목소리의 대부분은 직접 두개골로 전달된다. 이처럼 몸의 내부와 외부에서 동시에 소리가 전도되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몸 내부에서 뼈를 통해 전도되는 목소리는 보다 낮은 진동수를 갖기 때문에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때는 좀 더 깊고 풍성하게 들리는 반면 보청기를 통해 들리는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가늘고 음이 높아, 평소 듣던 자신의 목소리보다 가볍게 들릴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보청기를 통한 목소리가 안 좋게 들리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내 목소리는 곧 나 자신이며, 나라는 존재를 만드는 요소 중 하나라는 것이다.
즉, 자신과 동일화시킨 목소리와 다른 목소리가 보청기를 통해 기계음으로 흘러나오기 때문에 당황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나 자신을 나타내는 자기 정체성을 구성하는 목소리와 보청기를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 사이의 부조화로 인해 어색함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부조화로 인한 혼란은 보청기를 처음 착용할 때 대부분 한 번쯤 느끼는 감정이지만 곧바로 적응하게 된다. 보청기를 처음 착용하게 되면 자신의 목소리 뿐만 아니라 일상 속의 소음들 예를 들어 자동차 소음, 새소리, 설겆이하는 소리,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 등이 난청 상태의 평소와 달리 정상 청력으로 교정되어 들려지는 소리라서 낯설게 들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낯선 소리도 반복적으로 듣다 보면 익숙해지고 편안해져 보청기를 통한 소리가 아닌 과거의 자신의 귀로 듣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적응하게 된다.
게시물수정
게시물 수정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삭제게시물삭제
게시물 삭제를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