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이명이야기
가끔 엉뚱한 소리 하시는 부모님,
혹시 치매? 노인성난청?
얼마 전 30대 부부가 찾아와 상담을 요청했다. 아버님이 상황에 전혀 맞지 않는 대답을 할 때가 많다며 귀가 잘 안 들리는 것 같기도 하지만 혹시 치매가 아니냐는 것이었다.
이 부부처럼 엉뚱한 대답을 한다하여 치매환자로 오인 받거나 남들에게 정신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아 속상하다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특히 노인의 경우 오해가 심하다. 물론 치매로 인한 경우도 있겠지만 이런 경우는 대부분 단순히 귀가 잘 안 들려서 엉뚱한 대답이나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노인 인구의 절반이상이 난청이 있기 때문이다. 노인성 난청을 접하면서 일반적으로 범하는 오류는 환자의 정신적 문제를 소홀히 여긴다는 것이다.
노인성 난청은 우울증, 사회적 위치의 급격한 하락, 박탈감의 가속화를 동반하므로 절적한 상담치료가 필요하며, 방치하면 타인과의 고립감, 편집증, 노인성 치매까지 발전하기도 한다.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노인성 난청도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조기발견은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나 자주 접하는 친구가 간단하게 알아볼 수가 있다.
즉 묻는 말이나 대화할 때 엉뚱한 반응을 보이거나, TV볼륨을 크게 한다거나, 목소리가 너무 크다고 지적을 받거나, 남의 말을 자주 되묻는 등의 행동을 반복해서 보이면 난청을 의심하여야한다.
노년이 되면 정년퇴임과 동시에 사회생활이 급감하여 생활에 활력을 잃고 무력감에 빠지기 쉽다. 게다가 청력마저 온전하지 못하게 되면 노안과 더불어 보고 듣는데 모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삶의 의욕과 질이 저하되게 된다.
특히 의사소통장애는 세상과 단절하게 되어 보고 듣는 정보량의 감소로 인지능력을 저하시켜 말소리가 들려도 무슨 의미인지 쉽게 알아차리지를 못하게 되며 실제로 치매로 이어지기도 한다.
난청이 유발되면 대부분 의사소통을 포기하고 홀로 단절된 삶을 살게 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그러나 본인이나 가족도 서서히 그 생활에 익숙해져 가고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다.
급한 마음에 보청기라도 해드려 보겠다고 시도해보지만 이미 정작 본인은 그 생활에 익숙해져 있고 필요성과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해 포기하거나 적극적인 재활에 임하지 않게 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 난청을 장기간 방치하게 되면 정작 보청기를 착용한다해도 시기를 놓쳐 이미 청신경이 대부분 소실되어 기능을 하지 못해 별 도움이 되지 않아 착용을 거부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모든 질병이 그렇듯이 난청 또한 조기 발견 조기치료가 최선이다.
지금 당장 큰 불편이 없어 보인다고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어느새 치
료는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난청이 진행될수록 이명증이 더 악화되어 난청뿐만 아니라 이명 때문에 더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이는 보청기를 착용하면 난청과 이명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노인들이 엉뚱한 반응을 보이면 혹시 치매가 아닐까 하고 지레 걱정부터 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은 단순한 노인성 난청으로 조기에 적절한 재활치료를 받거나 보청기를 착용하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경기침체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중∙장년층에서도 갑작스러운 난청증세를 호소하는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노인성 난청의 발병 연령대도 40~50대로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생활환경에서도 오디오기기의 사용, 지하철이나 사업장 소음 등 다양한 소음원에 상시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져서 소음성 또는 노인성 난청으로 쉽게 발전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대화가 이어질 때는 나이와 관계없이 그리고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위해 먼저 이비인후과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오해 받지 않는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자료제공: 연세난청센터 원장/ 의학박사 방희일
031-413-6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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