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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 및 이명 재활 후기

제목

과묵한 성격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귀가 안들려서

작성자
rlawkdud
작성일
2021.08.12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367
내용
제가 결혼한지 10년이 지났지만 아버님과 대화를 해본 적이 거의 없었어요
원래 근엄하시고 과묵하신 옛날 어르신으로만 알고 지냈는데
아무래도 이상해 보여서 용기를 내어 건강검진을 빌미로
청력검사를 받았는데 심한 난청이라서 보청기를 껴도 듣기 어려울것 같다는 진단을 받고
부랴부랴 수소문 끝에 연세난청센터를 알게되어 방문한 사람입니다.
처음엔 원장님도 워낙 청신경이 건강하지 못해 보청기 효과는 장담하기 어렵지만
최선을 다해보시겠다고 해서 사실 큰 기대는 안하고
지금보다는 좀 나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막상 보청기를 끼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지시면서 미소가 번지고 흥분한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그보다도 그렇게 과묵하시던 분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갑자기 수다쟁이로 바뀌셨어요 ㅎㅎ
평소 하루 종일 같이 있어도 한마디 겨우 들을까 말까 했는데
이젠 시도 때도 없이 "이건 뭐냐, 왜 그러냐 설명해봐라, 왜 그렇게 하냐 등등
귀찮을 정도로 말이 많아지셨어요
이젠 오히려 제가 힘들 정도에요
어쨌든 서로 할 말을 하고 사니까 스트레스는 없어진 것 같아요
전에는 말씀을 안 하시니까 뭐가 불만인지, 뭘 오해하는 건지 속마음을 알 수가 없었는데
요즘엔 표정이 어두워지면 바로 뭐 불편한거 있으시냐고 여쭤보고 
바로바로 해결하니 가정이 평안해지네요
덕분에 남편과의 갈등도 대부분 해소된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아버님이 매일 머리 아프다고 두통약을 달고 사셨는데
보청기 끼고나서는 두통약을 끊으셨고 머리인지 귀인지 모르지만 
맨날맨날 윙윙거리고 잡소리가 나서 죽겠다고 하시더니 
그 소리도 감쪽같이 사라졌다며 너무 고마워 하시네요
지금까지 살면서 제일 큰 효도한것 같네요
원장님 덕분에 모두가 화목해졌어요
수다쟁이라도 좋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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