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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 및 이명 재활 후기

제목

연세드시면 잘 안 들리는게 당연한줄만 알았어요

작성자
최성자
작성일
2024.12.28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88
내용
그동안 먹고 살기 힘들다는 핑계로 부모님은 커녕 제 자신도 살피지 못하고
살아온 제 자신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그런데 더 부끄러운 건 제가 나이를 먹을만큼 먹어보니
많은걸 생각하게 합니다
그동안 노인에 대한 편견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제 귀가 조금씩 안들리고 실수를 하다보니
아버지가 그동안 얼마나 불편한걸 참고 살았는지 알거 같습니다
워낙 과묵하시고 절대 허튼 말 안하시고
어딜가나 항상 점잖으셔서 실수없는 분인줄로만 알았는데
요즘들어 알고보니 큰 고민을 안고 살았더군ㄴ요
자식들 뒷바라지 하느라 모아 놓은 돈도 없고
자식들에게 얹혀 사는 입장이다보니
몸이 아파도 아프다 소리도 못하고 뭘 먹고 싶어도
입맛 없다고 하시고
바라는 것이 없는 줄로 알았습니다
하루는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고 하여 병원에 모시고 갔다가
치매증상도 보이고 인지기능이 많이 않좋다는 소리를 듣고
정신과를 찾아가서 약을 처방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계속해서 의욕도 없어보이고 방에만 계셔서
무슨 고민이 있으시냐고 여쭤보니 요즘들어 귀가 부쩍 안들려서
사는게 재미가 없다고 하길래 나이들면 다그래요 하고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더 상태가 안좋아져서 저도 귀가 좀 안들리다보니 입장이 조금은 이해가 되어
아버님께 조심스럽게 보청기한번 껴보실래요 했더니
눈이 휘둥그레지며 뭘 그런걸 끼냐고 하면서도
내심 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함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보청기를 해드려야 할것 같은데 하도 주변에서 끼지말라는 등
울려서 못듣는다는 등 안좋은 이야기를 많이해서
망설이다가 좀 전문적으로 할수 있는곳을 찾다보니 연세난청센터를 알게 되었습니다.
박사님이 30년정도 하셨다고 하시던데 그래서 그런지 아버지의 마음을 단번에 읽고
편안하게 해주셔서 신뢰감이 생겼는지
믿고 맡기시더라구요
그보다도 요즘은 기술이 좋아져서 저는 생각지도 못헸는데
즉석에서 검사하고 바로 자신의 청력에 맞는 보청기를 시연해주시더라구요
그때 아버지의 밝은 모습을 한 10년만에 보는것 같았어요
세상에 그렇게 밝게 웃는 모습은 처음이었습니다.
너무 잘들린다고 좋다고 연신 웃으면서 원장님께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데
제가 너무 부끄럽더라구요
나이드시면 다그런거지 뭘 그렇게 유난스럾게 그러나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지
그런생각을 그동안 갖고 산것이 부끄럽고 후회가 되었습이다
저도 늙어보니 부모님 마음을 조금은 알것 같네요
사는날 까지 사람답게 살다 가는것이 인생일텐대
진작에 보청기를 못해드린게 부끄럽고 후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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